이변 “이번에는 우리 쪽 녀석이 신세를 졌네요, 형씨.” 갈색 머리의 곱상한 소년이 다리를 꼬았다. 신세를 졌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전혀 미안하거나 고맙지 않은 얼굴이었다. “하하…… 해결사 형씨, 그게 말이죠…….” 그 옆에는 수수한 인상의 남자가 안절부절못하며 앉아있었다. 어쩌다 이런 상황에 맞닥뜨렸는가. 분명 저 놈― 야마자키에게는 함구령을 내렸을 텐데...
할로윈 소동이 있었던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오후였다. 야규 큐베가 해결사 사무소를 찾아왔다. 단정한 기모노를 입고 긴 머리를 트윈테일로 묶은 그녀는 사무소 소파에 조심스레 앉았다. “어제는 큰 소동이었네, 긴토키.” “그러게 말이다. 쇼요 녀석, 진짜 뭔 짓을 한 거야.” “자아, 자. 그건 어제 끝난 일이잖아요. 화 푸세요, 긴상.” “쩨쩨한 남자는 인...
일상 할로윈이란 매년 10월 31일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축제이다. 괴물로 분장한 아이들은 이웃집을 찾아가 “Trick or Treat!”를 외치면 사탕을 얻을 수 있다. 본래는 켈트성에서 유래된 축제로, 켈트성의 사람들은 할로윈을 죽은 자들이 돌아오는 날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런데 켈트성인들은 그때 조상들과 같이 악령들도 이 세상에 같이 내...
가을비, 두 번째 비가 오는 날이었다, 그가 사라진 것은. 그날 아침부터 사카타 긴토키는 상태가 나빠 보였다. 그렇게 좋아하던 케츠노 아나운서의 일기예보도, 언제나 입에 달고 살던 딸기우유도 그날은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우산도 챙기지 않고 악천후 속으로 휑하니 나가버렸다. “긴상, 어딜 가신 걸까?” “점프라도 사러 간 거 아냐?” “그...
“그릴 빌려왔어!” 문이 벌컥 열리며 카구라의 명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쇼요는 손을 거두고는 다시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왔다. “수고했어요, 카구라. 오토세 씨는 언제 오신다고 하시나요?” “고기 다 구워질 때쯤에 다시 부르러 오라고 했다 해.” “그렇군요. 아, 긴토키. 그릴을 놓을 넓적한 밥상이 있을까요?” “어? 어. 있을 거야.” 긴토키는 붙박이...
우주 최고의 바보인 남매의 싸움이 계속되었다간 이 작은 집 같은 건 부서질 것이 분명했으므로, 긴토키는 둘의 싸움을 필사적으로 말렸다. 덕분에 겨우겨우 주먹질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카구라가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았다. “여기는 무슨 일이야, 카무이. 여동생 집의 문짝을 날려놓은 이유를 들어야겠다 해.” “응? 문이 잠겨 있길래 연 거뿐인데? 이 추운 ...
순응 “흐어억…… 뒤지겠다…….” 다음 날 아침, 숙취 때문에 당장이라도 사망할 것 같은 안색의 긴토키가 엉기적엉기적 일어났다. 다시는 술 안 마실 거야. 내가 술 또 마시면 개다. 그런 택도 없는 다짐을 오늘도 하는 그였다. 다행히도 숙취는 신파치가 사와 준 숙취 해소 음료를 마시고 나니 조금 나아졌다. 긴토키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씻은 뒤 옷을 갈아입...
긴토키가 말문을 열지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있자 타카스기가 인상을 썼다. “그 표정은 뭐냐. 황천에서 살아난 사람 보는 것 같은 얼굴이잖아.” 타카스기는 비유로서 한 말이겠지만 긴토키의 심정을 적중했다는 것이 우스운 점이었다. 긴토키는 제 앞에 서 있는 오랜 친우를 바라보았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아니꼽게 긴토키를 노려보는 얼굴도 익숙할 대로 익숙했다. 다만...
이계 사카타 긴토키는 부스스 눈을 떴다. 몽롱한 정신을 깨우며 일어서 주변을 둘러보니, 굽이굽이 펼쳐진 산 너머로 저녁달이 뜬 밤하늘이 보였다. “……몇 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던 거지?” 비에 젖어있을 터인 옷이 바싹 마른 데다 해가 다 진 것으로 보아 한두 시간 정도가 아닐 것이다. 긴토키는 쓰러지기 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쇼요의 성묘를 하던 중이었던 것...
몇 년이 지나도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아. 감정만이 쌓여갈 뿐. ―로스타임 메모리, Song by Jin(feat. IA) [은혼] 로스타임 메모리 Written by 하나린Hanarin 가을비 전쟁으로부터 2년이 흐르고, 모든 사건이 끝난 후의 일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의 사카타 긴토키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그날따라 그렇게 좋아하는 단 음식에 손도...
귀찮게 됐다, 라고 사카타 긴토키는 생각했다. 그는 오늘 10년 만에 친우인 카츠라 코타로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우의 얼굴이 반갑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카츠라는 굉장히 귀찮은 일을 가져왔다. 이럴 거면 차라리 안 만나는 게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긴토키를 비롯한 해결사 멤버들은 대사관에 물건을 배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런데 알...
"야마다 노쿠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오키타 선배!" 자신을 야마다라 밝힌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부담스러운 인사에 오키타는 손을 휘적휘적 내저었다. "그렇게 깍듯이 하다간 쫄다구로 써먹힐지도 모른다." "괜찮습니다. 오키타 선배의 쫄다구라니 영광이죠!" 고개를 든 야마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사실 오키타 선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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